유물을 만나다 (34)반닫이(櫃)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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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닫이는 앞면을 반으로 나누어 위쪽 면만을 앞으로 여닫도록 만든 가구이다. 반을 여닫기에 반닫이라 부르는데 문을 앞쪽으로 열고 닫는다고 하여 앞닫이라 부르기도 한다. 반닫이는 수납가구로 옷가지는 물론 서책 · 문서 · 그릇 · 제기 · 귀중품 등 여러 가지 생활용품을 보관하는 용도로 쓰였으며, 반닫이 위에는 이부자리를 올려놓기도 하였다.
반닫이는 조선시대 목가구 중에서 가장 보편적인 가구로 장이나 농보다도 필수적인 혼수용품이었다. 특히 장과 농을 마련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은 반닫이로 대신하기도 하였다. 대중적 가구인 반닫이는 조선시대 전 지역에서 제작되었는데 지역적 제작 특성에 따라 평안도 반닫이, 경기도 반닫이, 강원도 반닫이, 충청도 반닫이, 경상도 반닫이, 전라도 반닫이, 제주도 반닫이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유물은 평안도 반닫이인데, 평안도 반닫이에는 평양 반닫이와 박천 반닫이의 두 종류가 있다. 평양 반닫이는 앞면을 백동장석으로 가득 채워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이 특징이며, 이 평양 반닫이 또한 전면을 백동 장석으로 가득 채웠다.
문판(門板)에는 긴 약과형 경첩을 연달아 장치해 견고함을 높였으며, 양 옆 가장자리와 아래 단에는 약과형 장석과 사각뿔 형태의 광두정을 함께 달아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문판의 상단에는 손잡이가 두 개 있는데, 좌우대칭의 기하적 문양 손잡이 받침이 여백을 거의 두지 않고 부착되어 있다. 또한 하단 중앙에는 새가 마주보고 있는 형상의 손잡이 받침 위에 독특한 형태의 손잡이가 달려있고 그 중앙에 복(福)자가 새겨져 있으며 소나무와 대나무 잎 문양이 음각되어 있다.